남편분 소개로 오신 50대 회원님. 필라테스를 오래 하셔서 기본은 당연히 되실 줄 알고 몇 가지 시켜봤는데 롤업이 안 나왔습니다. 오래 했다는 것과 제대로 배웠다는 게 왜 다른지 적었습니다

50대 여성 회원님이 남편분 소개로 오셨습니다. 필라테스를 오래 하셨다고 하셨어요.
그래서 첫 시간에 기본 동작 몇 가지를 시켜봤습니다. 오래 하신 분이니 이 정도는 당연히 되실 거라고 생각했거든요.
롤업이 안 나왔습니다.
누워서 등뼈를 한 마디씩 말아 올리며 일어나는 동작인데, 몸통이 통째로 딸려 올라왔어요. 척추가 순서대로 굴러가는 게 아니라 판자처럼 한 번에 움직였습니다.
다시 알려드렸습니다
동작을 쪼개서 처음부터 다시 잡았습니다. 어디부터 말아 올리는지, 그때 갈비뼈가 어디로 가야 하는지, 목이 먼저 당겨지면 왜 안 되는지.
그러시더니 이렇게 말씀하셨어요.
"이렇게 세세하게 알려주는 데는 없었어요."
이 말씀이 이번 케이스의 전부입니다. 오래 다니셨지만 동작이 왜 그렇게 되는지를 들어본 적이 없으셨던 거예요. 횟수는 채웠는데 몸이 그 동작을 자기 것으로 만들지는 못했습니다.
측정에서 나온 것
체형 점수 자체는 나쁘지 않았습니다. 종합 78점, 상위 22%. 허리를 숙여 손끝을 바닥에 대는 동작도 잘 되셨어요. 손끝이 발끝을 2센티미터 지나갔습니다. 오래 하신 만큼 유연성은 확실히 있으셨어요.
문제는 좌우였습니다.
어깨가 앞으로 말린 각도가 왼쪽 35.5도, 오른쪽 47.3도. 점수로는 76점과 48점입니다. 같은 사람 양쪽 어깨인데 이만큼 벌어져 있었어요.
첫 측정 · 어깨가 앞으로 말린 각도
같은 사람의 양쪽 어깨입니다
막대가 길수록 어깨가 앞으로 더 말려 있는 상태입니다. 내몸에미소 첫 평가 기록.
등 뒤로 손을 맞잡는 동작에서도 오른쪽이 좁았고(34.3센티미터 vs 32.7센티미터), 정면에서 본 어깨 높이와 골반 높이도 둘 다 오른쪽이 올라가 있었습니다.
한쪽만 쓰는 몸이 되어 있었습니다
이야기를 들어보니 그동안 한쪽으로 힘을 쓰는 동작을 많이 해오셨습니다.
그러면 골반이 제 위치를 벗어납니다. 오른쪽은 계속 일하고 왼쪽은 일할 기회를 잃어요. 몇 년 지나면 왼쪽은 힘을 주는 방법 자체를 잊습니다. 힘이 없는 게 아니라 안 쓰는 법에 익숙해진 상태예요.
롤업이 안 나온 것도 여기와 이어집니다. 척추를 한 마디씩 말아 올리려면 양쪽이 같이 일해야 하는데, 한쪽만 힘을 쓰면 몸통이 통째로 딸려 올 수밖에 없어요.
팔을 위로 뻗는 항목에서도 162.7도에서 멈췄습니다(31점). 무릎은 거의 안 흔들렸는데(90점) 위쪽이 안 따라왔어요.
첫 측정 · 항목별 점수
아래쪽은 잘 되고, 위쪽에서 막혀 있었습니다
유연성과 하체 정렬은 이미 갖고 계셨습니다. 걸린 자리는 어깨와 팔이었어요.
어디부터 잡을지
하체 정렬은 이미 안정적이라 다시 만들 필요가 없습니다.
오른쪽 앞가슴이 짧아진 것을 풀고, 왼쪽이 힘을 쓰는 감각을 깨우는 데 먼저 시간을 씁니다. 골반이 제 위치를 찾아야 양쪽이 같이 일할 수 있거든요.
무게를 얹는 건 그다음이에요. 지금 상태에서 힘을 주면 오른쪽이 또 그 일을 가져갑니다. 그러면 좌우 차이가 더 벌어져요.
오래 했다는 것과 제대로 배웠다는 것
운동을 오래 하신 분들에게서 이런 경우를 자주 봅니다. 기본 동작을 수백 번 하셨는데, 그 동작이 뭘 만들려고 하는 건지는 들어본 적이 없으신 거예요.
그래서 저희는 경력이 길수록 오히려 더 처음으로 돌아가 봅니다. 잘 하시겠거니 하고 넘어가면, 안 되는 자리가 그대로 남은 채로 무게만 올라가거든요.
이 회원님도 유연성과 체력은 충분하셨습니다. 왼쪽이 일하는 법만 다시 배우면 됩니다.
몸이 유연한데도 스스로 못 잡아주는 경우는 몸은 유연한데 왜 스스로 못 잡아줄까요에, 저희가 몸을 보는 순서는 저희가 몸을 보는 순서에 정리해 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