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대 후반 회원님이 어깨 때문에 오셨습니다. 주방에서 일하시는 분이에요.
몸으로 하는 일을 오래 하시면 특정 부위가 먼저 닳습니다. 이분은 그게 어깨였어요. 나머지는 오히려 건강한 편이셨습니다. 큰 병치레 없이 잘 지내오셨고, 체력도 있으신 분이었어요.
좌우는 잘 맞아 있었습니다

뒤에서 본 점수 86점. 골반 수평 0.8도, 어깨 수평 0.8도, 무릎 수평 0.5도. 한쪽으로 크게 기운 몸이 아니었습니다.
식당 일이라고 하면 한쪽 팔만 쓸 것 같지만 실제로는 양손을 다 씁니다. 그래서 좌우 차이보다는 앞뒤 차이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아요.
옆에서 본 점수가 그걸 보여줬습니다. 오른쪽 55점, 왼쪽 65점. 라운드숄더 각도가 오른쪽 53.7도, 왼쪽 49.9도였어요. 양쪽 어깨가 다 앞으로 말려 있고, 오른쪽이 조금 더 심했습니다.

예상 못 한 건 팔꿈치였어요
측정지를 보다가 눈에 걸린 항목이 따로 있었습니다.
팔꿈치 각도가 왼쪽 168.8도, 오른쪽 167.4도로 나왔어요. 팔을 힘 빼고 늘어뜨렸을 때 완전히 펴지면 178도에서 180도 근처가 나옵니다. 10도 이상 굽은 채로 서 계셨던 거예요.
이게 왜 그런지는 일하시는 모습을 떠올리면 바로 이해가 됩니다. 접시를 나르고, 재료를 썰고, 설거지를 하고, 그릇을 옮기고. 하루 종일 팔을 몸 앞으로 내밀고 굽힌 상태로 씁니다. 팔이 완전히 펴질 일이 근무 시간 내내 거의 없어요.
근육은 자주 쓰는 길이를 자기 길이로 기억합니다. 몇 년씩 굽은 상태로 쓰면 그게 기본값이 됩니다.
팔꿈치와 어깨는 같은 줄에 있습니다
팔꿈치가 굽어 있으면 어깨도 같이 앞으로 딸려 나옵니다. 팔 전체가 앞으로 나온 위치에서 고정되는 거예요.
어깨가 앞으로 말리면 팔을 위로 들 때 문제가 생깁니다. 어깨 관절 안에서 뼈와 힘줄이 지나가는 공간이 좁아지거든요. 그 좁아진 틈으로 매번 힘줄이 지나가면 쓸리고, 쓸리면 아픕니다. 무거운 걸 들지 않아도, 그냥 팔을 들었다 내리는 횟수만으로도 그렇게 됩니다.
이분은 그 동작을 하루에 수백 번 하시는 분이었어요.
팔이 안 올라가는 문제를 어떻게 풀어가는지는 팔이 안 올라가던 분 — 지금은 등 뒤로 손이 맞잡혀요에 다른 회원님 사례로 적어뒀습니다.
팔을 들면 몸통이 돌아갔어요
팔을 위로 든 채 앉았다 일어나게 해보니 척추 중립 점수가 44점으로 나왔습니다. 몸통이 54도 돌아간 상태였어요. 어깨 안정성은 56점.
반대로 골반 안정성은 75점, 스쿼트 깊이 68점으로 괜찮게 나왔습니다. 하체는 버텨주고 있었어요. 막힌 곳은 위쪽이었습니다.
운동이 부족한 몸은 아니었습니다
이분께 "운동을 더 하셔야 합니다"라고 말하는 건 맞지 않습니다. 이미 하루 종일 몸을 쓰고 계시거든요. 퇴근하고 오시면 지쳐 계신 날도 많았어요.
문제는 양이 아니라 방향이었습니다. 한쪽 방향으로만 너무 많이 쓰고, 반대 방향으로는 전혀 안 쓰는 상태. 이런 몸에 운동을 더 얹으면 쓰던 자리가 더 빨리 닳습니다.
그래서 저희가 잡은 건 세 가지였어요.
- 등 쪽, 그러니까 어깨를 뒤로 데려가는 자리를 깨우는 것
- 팔꿈치와 어깨가 완전히 펴지는 자세를 몸이 다시 기억하게 하는 것
- 근무 중에 짧게 끼워 넣을 수 있는 동작 한두 개를 손에 쥐여드리는 것
세 번째가 중요했습니다. 일주일에 두어 번 센터에서 하는 것보다, 매일 일하는 중간에 반대 방향으로 몸을 한 번 펴주는 게 이런 몸에는 더 크게 작용해요.
지금은요
편해지셨다고 하십니다.
"여기 와서 많이 도움받았어요."
이 말씀을 하시고 얼마 뒤에 친구분을 데리고 오셨어요. 저희 입장에서는 이게 가장 정직한 평가입니다. 본인이 좋아지지 않았으면 아는 사람을 보내지 않으시거든요.
남은 이야기
일하는 몸은 운동하는 몸과 다르게 봅니다. 운동은 강도를 올려서 몸을 바꾸지만, 일은 강도를 조절할 수가 없어요. 내일도 같은 동작을 같은 횟수만큼 해야 합니다.
그래서 이런 분들께는 무엇을 더 할지보다 무엇으로 되돌릴지를 먼저 정합니다. 일이 몸을 한 방향으로 밀어놓으면, 저희는 그 반대 방향을 하루에 몇 번 넣어드리는 쪽으로 갑니다.
운동이 치료가 아니라 유지에 가깝다는 이야기는 운동하고 좋아졌다가, 안 나오니 다시 나빠진 회원님에 적어뒀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