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이 좋아졌는지를 무엇으로 판단하느냐는 질문을 자주 받습니다. 저희 기준은 두 가지고, 변화가 나타나는 순서도 정해져 있습니다. 각도가 제일 늦게 움직이는 이유를 적었습니다

운동을 시작하고 두세 달쯤 지나면 이런 질문을 받습니다. "저 좋아진 거 맞아요?"
측정지를 다시 꺼내서 각도를 비교해 드릴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저희가 실제로 먼저 보는 건 그게 아니에요.
저희가 보는 기준은 두 개입니다
첫째, 아프던 곳이 안 아픈가.
이게 1순위입니다. 통증이 사라졌다는 건 몸이 억지로 버티던 방식을 그만뒀다는 뜻이에요. 어딘가가 제 역할을 못 하면 다른 곳이 대신 일하고, 그 대신 일하는 자리가 아파집니다. 그 자리가 안 아프다는 건 원래 일해야 할 곳이 다시 일하기 시작했다는 신호입니다.
둘째, 안 되던 동작이 되는가.
팔이 귀 옆까지 안 올라가던 분이 올라가는 것. 계단을 한 번에 못 내려가던 분이 내려가는 것. 바닥에 앉았다 일어설 때 손을 짚어야 했던 분이 안 짚는 것.
이 두 가지가 저희 기준입니다.
체형 각도는 2순위입니다
측정지에 찍히는 각도는 중요하지 않다는 말이 아닙니다. 저희가 매번 재고 기록으로 남기는 것도 그래서고요.
다만 순위가 뒤입니다. 원장 표현으로는 미용적인 부분에 가까워요. 어깨 각도가 3도 좋아졌는데 여전히 아프면 그건 좋아진 게 아니고, 각도는 그대로인데 통증이 없어지고 안 되던 동작이 되면 그건 좋아진 겁니다.
변화는 순서대로 옵니다
여기가 오해가 제일 많이 생기는 자리입니다.
느낌이 먼저 바뀝니다. "예전보다 덜 뻐근해요", "아침에 일어날 때 다르네요" 같은 말이 제일 먼저 나옵니다. 빠르면 몇 주 안에 옵니다.
그다음이 움직임입니다. 안 되던 각도가 나오고, 버티는 시간이 늘어납니다. 몇 달 걸립니다.
모양이 제일 늦습니다. 서 있는 자세, 어깨선, 골반 높이 — 사진으로 찍었을 때 눈에 보이는 부분입니다. 이건 앞의 두 개가 충분히 쌓인 뒤에야 따라옵니다.
변화가 오는 순서
1 · 빠르면 몇 주
느낌
덜 뻐근하다, 아침에 일어날 때 다르다
2 · 몇 달
움직임
안 되던 각도가 나오고, 버티는 시간이 는다
3 · 마지막
모양
어깨선과 골반 높이가 사진에서 달라진다
측정지 각도는 3번 자리에 있습니다. 제일 늦게 움직이는 항목이에요.
그래서 12주 뒤 재측정에서 각도가 거의 안 움직였다고 실패로 적지 않습니다. 그 시점에 각도가 안 움직이는 건 오히려 흔한 일이에요. 그 사이에 통증이 줄고 못 하던 동작이 되고 있었다면 순서대로 가고 있는 겁니다.
반대 경우도 있습니다. 각도는 좋아졌는데 아픈 곳이 그대로면, 저희는 그걸 좋아졌다고 보지 않고 뭘 놓쳤는지 다시 봅니다.
각도는 그대로인데
통증이 없어졌고
안 되던 동작이 된다
→ 좋아진 겁니다
각도는 좋아졌는데
아프던 곳이 그대로고
동작도 그대로다
→ 뭘 놓쳤는지 다시 봅니다
정체됐다고 느껴질 때
운동을 두 번째 30회쯤 하다 보면 변화가 멈춘 것처럼 느껴지는 구간이 옵니다.
이때 회원님 탓으로 돌리기 쉬운데, 저희가 보기엔 대개 지도자 쪽 문제입니다. 처음에 조심스럽게 시작한 동작 범위를 그대로 유지하고 있는 거예요. 무서워서 안 시키고 있는 동작이 남아 있으면 몸은 그 앞에서 멈춥니다.
정체는 한계가 아니라 다음 문을 아직 안 연 상태입니다.
회원님이 먼저 알아차리는 것들
저희가 측정으로 잡아내기 전에 회원님이 먼저 말씀하시는 신호들이 있습니다. 이런 말이 나오면 방향이 맞게 가고 있다고 봅니다.
- "아침에 일어날 때 예전만큼 뻐근하지 않아요"
- "오래 앉아 있어도 덜 힘들어요"
- "잠을 좀 깊게 자는 것 같아요"
- "계단 내려갈 때 난간 안 잡게 됐어요"
- "옷 입을 때 팔이 편해요"
각도 몇 도보다 이런 말들이 앞섭니다. 몸이 쓰는 방식이 달라지면 일상에서 먼저 티가 나거든요.
판단이 틀렸는지는 다음 시간에 알 수 있습니다
저희가 세운 계획이 맞았는지는 12주 뒤 재측정에서 확인하는 게 아닙니다. 다음 수업에서 알 수 있어요.
지난 시간에 넣은 동작이 오늘 더 잘 나오는지, 아니면 그 자리가 더 뻐근해졌는지. 여기서 바로 갈립니다. 몇 달을 기다렸다가 "안 됐네요" 하는 건 너무 늦습니다.
정리하면
좋아졌다는 건 통증이 없어지고 안 되던 동작이 되는 것입니다. 모양은 마지막에 따라옵니다.
각도가 좋아지길 기다리다 보면 앞의 두 가지가 이미 일어나고 있는 걸 놓칩니다. 지금 아픈 곳이 줄고 있는지, 지난달에 안 되던 게 되는지 — 이걸 먼저 보시는 게 맞아요.
통증이 사라진 뒤에도 아직 남아 있는 게 무엇인지는 통증이 사라졌다고 다 나은 게 아닙니다에 적어뒀고, 저희가 몸을 보는 순서 전체는 저희가 몸을 보는 순서에 정리해 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