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서 허리를 숙였을 때 손이 발끝에 안 닿으면 보통 "허벅지 뒤가 짧아서 그래"라고들 하십니다.
그런데 손이 닿고 안 닿고는 몸이 접히는 방식의 결과일 뿐이라서, 이유를 한 가지로 말하기가 어려워요. 그래서 센터에서 처음 측정한 기록 중 고관절이 접힌 각도를 잰 19명을 모아 봤습니다.
손끝 위치와 고관절은 같은 걸 말해 주나요?
같지 않습니다. 앞으로 숙일 때 몸은 고관절에서 접히기도 하고, 허리가 둥글게 말리면서 숙여지기도 해요. 두 가지가 섞여서 일어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손끝이 같은 높이에 와 있어도 어떤 분은 고관절이 많이 접힌 것이고, 어떤 분은 허리가 많이 말린 것일 수 있어요. 그래서 손이 닿는지와 별개로, 고관절이 얼마나 접혔는지를 따로 봤습니다.
어떻게 쟀나요?
서서 앞으로 숙이는 동작에서 고관절이 접힌 각도를 도(°)로 기록했습니다. 기록은 센터에 처음 오셨을 때 잰 첫 번째 결과만 썼고, 운동을 시작한 뒤의 기록과 직원이 잰 기록은 뺐어요. 각도가 기록된 분이 19명이었습니다.
한계도 밝힙니다. 19명은 적은 숫자이고, 몸이 불편해서 센터를 찾으신 분들이라 일반 평균이 아닙니다. 숫자는 비교하려고 보여 드리는 거지 좋고 나쁨을 가르는 기준이 아니에요.
19명은 어떻게 나왔나요?
| 고관절 접힘 각도 | 인원 |
|---|---|
| 60도 미만 | 8명 |
| 60도 이상 80도 미만 | 8명 |
| 80도 이상 | 3명 |
중앙값은 약 63도였고, 가장 작은 분이 약 44도, 가장 큰 분이 약 100도였습니다. 가운데 절반은 약 55도에서 74도 사이에 있었어요. 같은 동작을 했는데 사람마다 두 배 넘게 차이가 났습니다. 그만큼 한 사람의 숫자를 다른 사람의 숫자와 바로 견주기는 어렵다는 뜻이에요.
그러면 안 닿는 건 허벅지 뒤가 짧아서일까요?
그럴 수도 있지만 그것만은 아닙니다. 고관절이 덜 접히는 몸에서는 허리가 그만큼을 대신 숙여 줍니다. 그러면 손은 바닥 가까이 가는데 정작 고관절은 많이 쓰이지 않은 채로 끝나요. 반대로 고관절이 잘 접히는 분은 손이 덜 내려가도 몸을 잘 쓰고 있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래서 발끝을 잡으려고 반동을 주거나 오래 버티는 것만으로는 달라지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어디에서 접히고 있는지를 아는 것이 먼저예요.
숫자를 읽을 때 자주 하는 오해
- 손이 닿으면 고관절이 잘 접힌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허리가 대신 접혀서 닿았을 수도 있어요.
- 각도가 크면 무조건 좋다고 생각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숫자 하나로 좋고 나쁨을 정할 수는 없고, 같이 본 다른 동작과 맞춰 봐야 해요.
- 한 번 재서 작게 나왔다고 굳어 있다고 단정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컨디션에 따라 같은 사람도 달라집니다.
이 숫자로 알 수 없는 것
이 기록에서는 나이와 성별, 평소 하는 운동에 따른 차이를 나누어 보지 못했습니다. 19명을 다시 나누면 한 칸에 몇 명 남지 않아서 의미 있는 비교가 되지 않기 때문이에요. 그래서 이 글은 사람마다 고관절이 접히는 정도가 꽤 다르다는 것까지만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어떤 분이 어느 각도에 속해야 한다는 이야기는 이 숫자로는 할 수 없어요.
같은 조건에서 비교해 보려면
고관절이 접힌 정도는 무릎을 얼마나 굽혔는지에 따라서도 달라집니다. 그래서 다시 해 보실 때는 무릎 굽히는 정도를 매번 같게 맞추시는 게 좋아요. 숙이는 속도도 비슷하게 하시고, 반동은 주지 마세요.
눈으로 확인할 때는 옆에서 사진을 한 장 찍어 두면 도움이 됩니다. 허리가 어디부터 둥글어지는지, 엉덩이가 뒤로 얼마나 빠지는지를 비교해 볼 수 있어요. 정확한 각도를 맞히는 것보다 같은 사진을 몇 주 뒤에 다시 찍어서 나란히 보는 것이 더 쓸모 있습니다.
오늘 해보실 것 한 가지
서서 천천히 숙여 보면서 한 가지만 봐 주세요. 손끝이 아니라 접히는 느낌이 어디에서 먼저 오는지입니다. 허리 쪽이 먼저 둥글어지는 느낌인지, 엉덩이 안쪽이 접히는 느낌인지를 적어 보세요. 정답이 있는 건 아니고 내 몸이 지금 어떻게 접히는지 알아보는 것이 목적입니다. 아프거나 당기는 느낌이 강해지면 거기서 멈추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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