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술로 다리 저림은 사라졌는데 허리는 여전히 불편하다는 분이 많습니다. 수술이 해결한 부분과 그대로 남아 있는 부분을 나누고, 저희가 첫 평가에서 확인하는 것을 적었습니다

허리 디스크 수술을 받고 몇 달 지나서 오시는 분들이 자주 하시는 말씀이 있습니다.
"다리 저린 건 없어졌는데, 허리는 그대로예요."
수술은 잘됐다고 하고, 검사에서도 문제없다고 하는데 정작 본인은 예전처럼 못 움직입니다. 굽히기가 무섭고, 오래 앉아 있으면 뻐근하고, 무거운 건 아예 안 듭니다. 그러다 "혹시 재발인가" 걱정이 시작됩니다.
이 상황을 이해하려면 수술이 무엇을 해줬고 무엇을 안 해줬는지부터 나눠봐야 합니다.
수술이 한 일과 남겨둔 일
수술이 해결한 것
신경을 누르고 있던 구조를 치워준 것
그래서 다리 저림과 감각 이상이 줄어든 것
그대로 남아 있는 것
허리를 그렇게 쓰게 만든 몸의 조건
아픈 동안 몸에 밴 피해 쓰는 습관
몇 달 안 쓴 근육과 굳은 관절
수술은 눌린 자리를 풀어주는 일입니다. 그 사람이 어떻게 서고, 어떻게 앉고, 어떻게 물건을 드는지까지 바꿔주지는 않습니다.
그런데 디스크가 눌리는 상황까지 간 데에는 대개 그 나름의 사정이 있습니다. 고관절이 굳어서 허리가 대신 굽어야 했다거나, 등이 안 펴져서 허리에서만 움직임이 나왔다거나. 수술 후에도 그 조건이 그대로면, 허리는 여전히 같은 방식으로 일합니다.
여기에 하나가 더 얹힙니다. 아팠던 몇 달, 그리고 수술 후 조심하던 몇 달 동안 몸은 허리를 안 쓰는 법을 익힙니다. 굽히지 않고, 힘을 안 주고, 통증이 날 만한 각도를 미리 피합니다. 통증이 사라진 뒤에도 이 습관은 남습니다.
걱정하시는 것과 실제로 봐야 할 신호
수술 후에 허리가 뻐근하면 대부분 재발부터 떠올리십니다. 그런데 안 쓰던 근육이 다시 일을 시작하면서 생기는 뻐근함도 비슷하게 느껴집니다. 이 둘은 성격이 다릅니다.
며칠 지나면서 나아지고, 움직이면 오히려 덜하고, 다리로 안 내려가는 뻐근함은 대개 몸이 적응하는 과정입니다.
반대로 아래 신호가 있으면 운동보다 진료가 먼저입니다.
- 수술 전과 비슷한 저림이 다리로 다시 내려간다
- 발목이나 발가락에 힘이 빠진다
- 감각이 둔해지는 부위가 넓어진다
- 밤에 통증으로 자꾸 깬다
- 대소변 조절에 변화가 있다
마지막 항목은 드물지만 즉시 병원으로 가셔야 하는 신호입니다. 이 신호들이 없다면 조심스럽게 움직이기 시작하는 게 대개 회복에 낫습니다.
첫 평가에서 저희가 확인하는 것
수술받고 오신 분이라고 해서 특별히 다른 걸 재지는 않습니다. 다만 보는 순서가 다릅니다.
허리 말고 위아래를 먼저 봅니다. 고관절이 얼마나 굽고 펴지는지, 등이 얼마나 도는지. 여기가 안 되면 허리가 그 몫을 계속 떠안습니다. 수술한 자리를 지키려면 위아래가 일을 해야 합니다.
좌우 차이를 봅니다. 한쪽 다리가 저렸던 분은 그 다리에서 체중을 빼고 서는 습관이 남아 있습니다. 본인은 모르십니다. 그냥 서 있게만 해도 골반선이 기울어 있는 게 보입니다.
굽히는 동작에서 어디가 먼저 움직이는지 봅니다. 몸을 앞으로 숙일 때 고관절이 먼저 접히는지 허리부터 말리는지. 수술 후에는 허리를 지키려고 오히려 더 뻣뻣하게 굳혀서 움직이는 분도 많은데, 그것도 그것대로 부담이 한 자리에 몰립니다.
무서워하는 동작이 무엇인지 물어봅니다. 이게 평가만큼 중요합니다. 회복은 대개 이 목록이 하나씩 줄어드는 과정이거든요.
굽히면 안 된다는 말에 대해
수술 후에 "허리를 굽히지 마세요"라는 말을 듣고 오시는 분이 많습니다. 회복 초기에는 맞는 말입니다.
다만 그 시기가 지나고도 계속 굽히지 않고 지내면, 허리는 굽히는 능력을 잃습니다. 그러다 어느 날 바닥에 떨어진 물건을 급하게 집으려는 순간이 옵니다. 몇 달 동안 한 번도 안 해본 동작을, 준비 없이, 급하게 하게 되는 거죠. 다치는 건 대개 그때입니다.
그래서 저희는 굽히는 동작을 다시 배우는 과정으로 넣습니다. 안전한 범위에서, 어디가 먼저 움직여야 하는지부터요. 언제 시작할지는 그 사람 상태를 보고 정합니다.
언제 다음 단계로 넘어가나
수술 후 몇 주가 지났는지로 정하지 않습니다. 같은 수술을 같은 날 받아도 회복이 다릅니다.
저희가 보는 건 일상 동작이 돌아오는가입니다. 양말을 앉아서 신을 수 있는지, 세면대에서 세수할 때 허리가 편한지, 장바구니를 들고 걸을 수 있는지. 이런 것들이 하나씩 되고 나서 부하를 올립니다.
그리고 다음 날 상태를 봅니다. 그날 괜찮았어도 다음 날 아침에 뻣뻣함이 늘었으면 그 강도는 아직 이릅니다.
부위가 달라도 단계를 넘기는 판단 구조는 같습니다. 전체 기준은 수술받고 나서 운동, 언제부터 어떻게에 정리해 뒀습니다. 다리 저림이 전부 디스크에서 오는 건 아니라는 이야기는 다리가 저리면 무조건 허리디스크일까에 따로 적었습니다.
수술을 안 받은 분들께도
같은 얘기가 수술 없이 치료만 받으신 분에게도 적용됩니다. 눌린 게 풀리든 가라앉든, 그렇게 되기까지 몸이 쓰던 방식은 그대로 남아 있습니다. 치료가 끝난 자리에서 재활이 시작되는 이유가 이것입니다.
치료와 재활이 하는 일이 어떻게 다른지는 치료를 받아도 자꾸 그때뿐이라면에 적어뒀습니다.
동탄 내몸에미소에서는 수술 후 오신 분도 체형측정과 움직임 평가를 먼저 하고 시작합니다. 허리를 지키려면 고관절과 등이 얼마나 일할 수 있는지부터 확인해야 하고, 그 숫자가 나온 다음에 오늘 무엇을 할지가 정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