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리 저림이 느껴지면 대부분 허리디스크부터 떠올립니다. 그런데 저리는 위치와 상황에 따라 원인이 완전히 다를 수 있어요. 어떻게 구분하는지 설명합니다

다리가 저리다고 하면 열에 아홉은 "디스크인가?"부터 걱정하세요. 실제로 허리디스크가 다리 저림을 만드는 경우도 많지만, 저림이라고 다 같은 저림은 아닙니다.
저희가 저림에서 제일 먼저 보는 곳
허리부터 보지 않아요. 고관절이 제자리에 있는지, 사방으로 고르게 움직이는지를 먼저 봅니다.
원장은 저림을 이렇게 설명해요. 고관절이 제자리에 있지 않을 때 저림이 옵니다. 반대로 고관절이 앞뒤 좌우로 잘 움직이는 분은 저림을 잘 호소하지 않아요. 굳어 있으면 순환이 막히고, 그게 저림이나 쥐로 나타납니다.
재보면 이 부분의 편차가 큽니다. 발끝잡기 검사에서 고관절이 접히는 각도를 함께 보는데, 저희가 초기 평가로 잰 열다섯 분의 값이 43도에서 99도까지 벌어져 있었어요. 가운데가 66도쯤이니, 같은 자세를 취해도 어떤 분은 고관절이 절반밖에 안 접히는 셈입니다. 그 상태로 하루 여덟 시간을 앉아 있으면 그 자리에서 순환이 어떻게 될지는 어렵지 않게 그려져요.
그래서 저림으로 오신 분께 저희가 가장 먼저 시켜보는 것도 고관절 움직임이에요. 움직여주면 저림이 부드러워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통증이 급성으로 심할 때만 마사지를 함께 쓰는데, 이건 그 순간을 넘기는 응급 대응이지 저림을 없애는 방법은 아니에요.
앉아있을 때만 저리다면
한 자세로 오래 앉아있을 때만 저리다가 자세를 바꾸면 금방 풀리는 경우, 신경이 눌린 게 아니라 혈류가 일시적으로 막혔다가 풀리는 것일 가능성이 높아요. 허리디스크로 인한 저림은 보통 자세를 바꿔도 쉽게 사라지지 않고, 특정 다리 라인을 따라 저리거나 당기는 느낌이 함께 옵니다.
앉은 자세에서만 저리다고 해서 신경이 멀쩡하다는 뜻은 아니에요. 다만 자세를 바꿨을 때 몇 초 만에 풀리는지, 한참 움직여야 겨우 가라앉는지가 갈리는 지점입니다. 금방 풀리는 쪽이라면 그 앉은 자세에서 고관절이 얼마나 접혀 있었는지부터 봅니다.
엉덩이 깊은 곳이 뻐근하면서 저리다면
엉덩이 깊은 곳 근육(이상근)이 좌골신경을 눌러서 다리 뒤쪽이 저린 경우도 있어요. 허리 자체는 멀쩡한데 엉덩이 근육의 긴장 때문에 다리 저림 증상만 나타나는 거죠. 이 경우는 허리를 아무리 치료해도 저림이 안 풀리는 게 당연합니다 — 애초에 원인이 허리가 아니었으니까요.
여기서 한 가지 더 봐요. 이상근이 왜 그렇게 긴장해 있느냐입니다. 엉덩이 깊은 곳 근육이 혼자 예민해지는 경우는 드물어요. 골반이 한쪽으로 기울어 있거나 고관절이 한 방향으로만 쓰이면, 그 자세를 붙잡는 쪽이 계속 일을 하게 됩니다. 근육을 풀어놓아도 며칠 뒤에 같은 자리가 다시 뭉치는 건 그래서예요.
양쪽 다리가 번갈아 저리다면
양쪽이 번갈아, 혹은 동시에 저리면서 허리 통증이 뚜렷하지 않다면 순환이나 다른 전신적인 원인을 함께 살펴봐야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런 경우는 저희 선에서 판단하지 않고, 필요하면 병원 검사를 먼저 권해드려요.

저림이 아니라 쥐로 나올 때도 있어요
밤에 종아리에 쥐가 자주 난다는 분들도 결국 같은 자리에서 만나요. 순환이 잘 안 되는 상태가 어떤 분에게는 저림으로, 어떤 분에게는 쥐로 나옵니다.
여기서 저희가 보는 건 체중을 어디로 지지하고 서 있느냐예요. 뒤꿈치 쪽으로 딛고 몸이 뒤로 넘어가려는 자세를 계속 종아리가 붙잡고 있으면, 낮 내내 일한 종아리가 밤에 신호를 보냅니다. 마그네슘을 몇 주 챙겨 드셔도 그대로라는 이야기를 자주 듣는 이유가 여기에 있어요. 자세히는 밤에 종아리에 쥐가 나는 이유에 따로 적어뒀습니다.
그래서 저림도 평가가 먼저입니다
다리 저림의 원인은 허리디스크, 엉덩이 근육 눌림, 혈류 문제까지 다양합니다. 어디가 저린지, 언제 저린지, 자세를 바꾸면 어떻게 되는지를 먼저 확인해야 정확한 접근이 나와요. "다리가 저리니 무조건 허리 치료"로 시작하면, 진짜 원인은 그대로 남아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저희가 몸을 볼 때 쓰는 순서에서 다리 저림은 여파가 번져 나간 자리에 놓여 있어요. 일을 안 하고 있는 자리도 아니고, 그 일을 떠맡아 과로하는 자리도 아니고, 두 곳의 결과가 끝까지 밀려 나온 자리입니다. 그래서 저림을 지목받으면 저희는 고관절 쪽을 먼저 봐요.
다만 고관절을 봤다고 거기가 원인으로 확정되지는 않습니다. 어디를 의심할지 좁혀줄 뿐이고, 확인은 시켜봐야 나와요. 그 자리가 실제로 일을 안 하고 있는지, 시켰을 때 반응이 오는지를 보고 나서야 원인이라고 봅니다. 이 순서는 저희가 몸을 보는 방식에 전부 적어뒀어요.
걸을 때 저림이 함께 온다면 걷는 거리를 늘리는 순서 쪽이 더 맞는 이야기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