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팔꿈치 안쪽이 아파서 병원에 갔더니 골프엘보라고 하더라, 그런데 골프를 쳐본 적이 없다. 이 말씀을 정말 자주 듣습니다.
이름 때문에 생기는 오해인데, 골프엘보로 오시는 분들 중 골프를 치시는 분은 소수입니다. 저희가 뵌 분들만 봐도 식당에서 하루 종일 팬을 잡는 분, 머리를 감기고 가위를 쥐는 분, 아이를 안고 사는 분, 공구를 쓰는 일을 하시는 분이 훨씬 많습니다. 헬스장에서 바를 꽉 쥐고 무겁게 드시는 분도 있고요.
공통점은 골프가 아니라 손을 꽉 쥐는 일을 반복한다는 것입니다. 팔꿈치 안쪽은 손목을 굽히고 손아귀에 힘을 주는 근육들이 모여서 붙는 자리라, 쥐는 일이 많으면 그 부착부가 시달립니다.
안쪽이냐 바깥쪽이냐부터 나눕니다
팔꿈치 통증은 위치에 따라 확인하는 순서가 갈립니다. 이름부터 다르고, 아픈 동작도 반대입니다.
집에서 확인하실 때는 반대쪽 손으로 아픈 팔꿈치의 안쪽 뼈와 바깥쪽 뼈를 각각 눌러보세요. 한쪽이 확실히 더 아프면 그쪽입니다. 둘 다 애매하게 아프거나, 팔꿈치 뒤쪽이 아프면 또 다른 얘기라 눌러보는 것만으로는 정리가 안 됩니다.
저림이 섞이면 얘기가 달라집니다
이 부분은 좀 신경 써서 봐주셨으면 합니다.
팔꿈치 안쪽 바로 옆에는 신경이 지나가는 좁은 통로가 있습니다. 팔꿈치를 어딘가에 부딪혔을 때 찌릿하고 넷째·다섯째 손가락까지 전기가 통하는 느낌, 그 신경입니다.
그래서 팔꿈치 안쪽 증상 중에는 힘줄 쪽 문제가 아니라 이 신경이 눌려서 생기는 것도 섞여 있습니다. 구분되는 신호가 있어요.
- 통증보다 저림이나 감각이 둔한 느낌이 앞선다
- 넷째·다섯째 손가락 쪽으로 증상이 내려간다
- 팔꿈치를 오래 굽히고 있으면(통화, 잠자는 자세) 심해진다
- 물건을 자꾸 놓치거나 손아귀 힘이 빠진다
이런 신호가 있으면 운동으로 접근하기 전에 정확한 진료가 먼저입니다. 힘줄 문제로 보고 쥐는 훈련을 시작하면 오히려 눌린 자리를 더 자극할 수 있어서요. 저희도 이 신호가 보이면 그날은 팔을 안 건드립니다.
팔꿈치만 봐서는 답이 안 나오는 이유
팔꿈치 안쪽에 붙은 근육들은 손목만 움직이는 게 아닙니다. 아래팔을 안쪽으로 돌리는 일도 같이 합니다. 손바닥을 아래로 뒤집는 그 동작이요.
그런데 아래팔이 도는 각도만으로 부족할 때, 몸은 어깨에서 회전을 보태서 씁니다. 반대로 어깨가 이미 안으로 말려 있으면 어깨가 낼 회전이 줄어드니까 아래팔이 그만큼 더 일해야 합니다. 같은 일을 해도 팔꿈치가 받는 몫이 달라지는 거죠.
그래서 저희는 팔꿈치가 아파서 오셔도 어깨 회전을 같이 봅니다. 손을 등 뒤로 넘겨서 위아래로 맞잡는 동작을 좌우 각각 재는데, 여기서 좌우 차이가 크게 나는 분이 많습니다. 아픈 쪽 팔꿈치와 회전이 덜 되는 쪽 어깨가 같은 편인 경우가 자주 보입니다.
일하는 자세도 같이 봅니다. 하루에 몇 시간 쥐고 있는지, 그때 팔꿈치가 몸에서 얼마나 떨어져 있는지. 팔을 몸에서 멀리 두고 오래 쥐면 같은 무게라도 팔꿈치에 걸리는 부담이 커집니다.
첫 평가에서 저희가 확인하는 것
눌러서 아픈 자리와 동작을 맞춰봅니다. 안쪽이 아픈데 손목을 젖힐 때만 아프다면 위치와 동작이 안 맞는 겁니다. 그런 경우엔 다른 가능성을 열어둡니다.
손아귀 힘을 좌우 따로 잽니다. 아픈 쪽만 재면 이 사람 원래 힘이 얼마인지 알 수가 없어요. 반대쪽이 이분의 기준값입니다. 좌우를 같이 재두면 나중에 다시 잴 때 회복이 어디까지 왔는지 볼 수 있습니다.
어깨 회전과 등의 움직임을 봅니다. 위에서 말씀드린 이유 때문입니다.
아픈 동작을 실제로 시켜봅니다. 말로 "수건 짤 때 아파요"와, 눈앞에서 짜보실 때 어느 지점에서 표정이 바뀌는지는 다릅니다.
언제 다음 단계로 넘어가나
날짜로 정하지 않습니다. 4주가 어떤 분에게는 이르고 어떤 분에게는 이미 늦습니다.
저희가 보는 건 일상 동작이 돌아왔는가입니다. 수건을 끝까지 짤 수 있는지, 장바구니를 들고 걸을 수 있는지, 문고리를 아무 생각 없이 돌리는지. 이런 게 되고 나서 부하를 올립니다.
그리고 하나 더, 다음 날 아침을 봅니다. 운동한 그날 괜찮았어도 다음 날 아침에 팔꿈치가 뻣뻣하면 그 강도는 아직 이른 겁니다. 팔꿈치는 그날 바로 신호를 안 주고 하루 뒤에 주는 편이라, 당일 반응만 보고 밀면 놓칩니다.
부위가 달라도 단계를 넘기는 판단 구조는 같습니다. 그 기준은 수술받고 나서 운동, 언제부터 어떻게에 정리해 뒀습니다. 손목까지 같이 불편하신 경우는 손목·팔꿈치 통증 확인하고 관리하는 3단계를 같이 보시면 됩니다.
쉬는 동안에도 할 수 있는 게 있습니다
팔꿈치가 아플 때 아무것도 안 하고 낫기를 기다리는 분이 많은데, 그동안 어깨와 등은 오히려 더 굳습니다. 그러면 팔꿈치가 나아서 다시 일을 시작할 때 조건이 전보다 나빠져 있습니다.
아픈 자리를 쉬게 하는 것과 아무것도 안 하는 건 다릅니다. 팔꿈치에 직접 힘이 안 들어가는 범위에서 어깨와 등은 계속 움직여두는 편이 낫습니다.
동탄 내몸에미소에서는 팔꿈치로 오셔도 손아귀 힘과 어깨 회전을 좌우 각각 재고 시작합니다. 지금 어디가 얼마나 벌어져 있는지 확인하고 나서, 오늘 무엇을 할지가 정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