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운드숄더가 양쪽 다였던 사무직 여성 회원님. 오버헤드 스쿼트에서 나온 0점이 최근 다른 회원님 케이스와 같은 숫자였는데, 그 정체는 서로 달랐습니다.

사무직으로 일하시는 여성 회원님이에요. 첫 체형측정을 해봤어요.
측정에서 나온 것

정면·후면은 각각 72점, 78점으로 괜찮은 편이었어요. 그런데 오른측면이 53점으로 뚝 떨어졌어요.
확인해보니 양쪽 어깨가 다 앞으로 말려 있었어요. 오른쪽 53.6°, 왼쪽 50.8°, 라운드숄더가 한쪽만이 아니라 양쪽 다였던 거죠. 골반도 오른쪽으로 4.3° 앞으로 기울어 있었고, 오른쪽 무릎은 안쪽으로 3.8° 쏠려 있었어요. 정면에서 보면 어깨 좌우 높이도 18.5° 차이가 났고요.
오버헤드 스쿼트에서 0점: 최근에 본 적 있는 숫자였어요
체형측정만 보면 '어깨가 문제'라고 결론 낼 수 있어요. 그런데 움직임 평가(오버헤드 스쿼트)로 넘어가니 종합 42점, 그중 팔을 머리 위로 드는 항목이 0점(146.4°)이 나왔어요.
이 0점이라는 숫자, 최근에 다뤄드린 다섯 군데가 동시에 아팠던 회원님 케이스에서도 똑같이 나왔던 숫자예요. 그런데 그 분은 "어깨 안정성" 항목이 0점이었고, 이 회원님은 "팔이 올라가는 각도" 자체가 0점이었어요. 같은 0점이라도 정체가 달랐던 거죠. 한쪽은 팔을 들긴 드는데 버티질 못했고, 한쪽은 애초에 그 높이까지 팔이 안 올라갔어요.
이 0점은 생각보다 흔합니다. 저희가 초기 평가를 마친 열여덟 분 중 열한 분이 이 항목에서 0점이었어요. 그래서 0점이라는 숫자만으로는 알 수 있는 게 별로 없습니다. 같은 0점 안에서 팔이 실제로 올라간 각도를 보면 115도부터 173도까지 벌어져 있고 가운데가 150도쯤이에요. 60도 가까이 차이가 나는 사람들이 성적표에는 똑같이 0으로 적히는 셈입니다.
이 회원님의 라운드숄더도 같은 자리에 놓고 보면 위치가 보여요. 열여덟 분의 라운드숄더 각도가 28도부터 61도까지 퍼져 있는데, 오른쪽 53.6도면 위쪽에 속합니다.
왜 이런 차이가 날까
각도 자체가 안 나온다는 건, 팔을 들 때 흉추가 아예 움직여주지 않는다는 뜻이에요. 등이 굳어 있으니 팔이 올라갈 공간 자체가 없는 거고, 그 부족한 만큼을 어깨가 앞으로 말리면서 대신 채운 거예요. (반대로 안정성만 무너지는 경우는 각도는 나오는데 버티는 힘이 없는 경우고요.)
이 둘을 바꿔서 보면 회차가 그냥 흘러갑니다. 각도가 안 나오는 분에게 버티는 운동만 드리면 애초에 올라가지 않는 자리에서 버티라고 하는 셈이라 진도가 안 나가요. 반대로 버티지 못하는 분에게 가동성 운동만 드리면 범위는 더 벌어지는데 붙잡아줄 게 없어서 오히려 더 흔들립니다. 같은 0점을 보고 반대 처방으로 갈라지는 지점이라, 저희가 검사지 숫자만 보고 넘어가지 않는 이유가 여기에 있어요.
같은 검사, 같은 0점이라도 "왜 0점인지"를 봐야 진짜 원인이 나와요. 이 회원님은 각도 제한형이라, 스트레칭보다 흉추 가동성부터 확보하는 게 먼저였어요.
집에서도 갈라볼 수 있어요
검사 장비 없이도 어느 쪽인지 짐작해볼 방법이 있습니다. 벽에 등을 대고 서서 뒤통수와 허리를 벽에 붙인 채로 팔을 천천히 머리 위로 올려보세요.
팔이 귀 옆까지 가기 전에 어딘가에서 딱 걸리는 느낌이 들고 더는 안 올라간다면 각도 쪽입니다. 반대로 팔은 귀 옆까지 가는데 그 과정에서 허리가 벽에서 뜨거나 갈비뼈가 앞으로 밀려 나온다면, 올라가긴 하는데 몸통이 대신 일해준 거예요. 이건 버티는 쪽 문제입니다.
둘 다 해당되는 분도 계세요. 그럴 때는 순서가 있어서 저희가 검사로 확인합니다.
그래서 어깨보다 흉추부터 봐요
이런 패턴이면 어깨부터 스트레칭하는 것보다, 흉추 가동성부터 확보하는 게 맞아요. 등이 안 움직이는 채로 어깨만 풀어주면, 며칠 안에 다시 원래대로 돌아가거든요.
한 가지 덧붙이면, 서 있는 자세에서 잰 흉추 각도 점수는 이 회원님도 나쁘지 않았어요. 서 있을 때의 모양과 팔을 들 때 따라오는지는 다른 이야기입니다. 모양만 보고 등은 괜찮다고 넘어가면 정작 팔이 올라가지 않는 이유를 놓쳐요. 그래서 서 있는 사진과 움직이는 검사를 늘 같이 봅니다.
사무직으로 하루 종일 앉아 있는 시간이 긴 분들일수록 이 패턴이 자주 나와요. 흉추가 굳으면 목까지 앞으로 빠지는 이유도 같은 맥락이에요.
숫자로 확인하지 않았으면 어깨만 계속 만졌을 수도 있어요. 진짜 시작점은 어깨가 아니라 그 위, 흉추에 있었던 거예요.
다만 흉추를 풀면 나머지가 알아서 따라온다는 뜻은 아니에요. 원장이 이 부분을 분명히 합니다. 몸이 유기적으로 연결돼 있는 건 맞지만, 어디 하나 푼다고 딱 해결되지는 않는다고요. 골반은 골반대로, 흉추는 흉추대로 따로 봐야 합니다. 이 회원님에게 흉추를 먼저 잡은 건 거기가 모든 문제의 뿌리여서는 아니에요. 지금 팔이 안 올라가는 이유가 거기에 있었기 때문입니다. 순서를 어기면 진도가 안 나가고, 순서를 지켰다고 나머지가 사라지지도 않습니다.